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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예술

새로운 시각, 새로운 세계 -라즐로 모홀리나기(4)

by 다러블리 202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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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홀리나기의 저서 <회화, 사진, 영화>는 디지털 시대에 많이 나타나는 기술주의와 산업 중심의 편향성을 극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예술 개념을 통해 진정한 시각 문화를 기틀을 전체적으로 다시 잡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회화의 순수주의 갇혀 기술 및 매체의 발달과 그에 따른 이미지 현실에 관심을 갖지 않는 예술가들에게도 새로운 충격을 던져줍니다. 또한 사진과 영화에 이르는 시각 문화에 발전 단계에서 실천과 회화적 체험이 기술 매체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 책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이 새로운 세계를 낳는다-

모홀리나기의 빛과 소리 움직임에 대한 탐구는 기존 전통 예술의 개념을 더 넓히고 작품의 존재 방식의 변화를 가져다 줌으로써 오늘날 흔히 말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의 기현을 이룹니다. 미디어 아트에 대한 새로운 실천은 모홀리나기의 전 생애에 걸쳐 꾸준히 계속되었습니다. 사진에서 키네틱 조각, 실험 영화와 무대 미술, 타이포 그래피와 출판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 그의 작업은, 기존의 순수 예술 개념과 범죄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 예술'의 실험의 일환이었습니다. 그의 이와 같은 전면적 예술 작업은 기술 매치와 예술의 상관관계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사진이 처음 출연했을 때 사진은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과 체험을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모홀리나기는 기계에 대한 인간적 접근을 가지고 시도함으로써 과학 기술이 인간의 감각을 새롭게 나타내주고, 체험의 영역을 넓혀준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기술 매체에 대한 믿음과 생각은 생물학적인 신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기술 매체를 통한 체험이 인간의 지각 의식과 감각을 새롭게 표현하고 세계와 관계를 넓혀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홀리나기는 기술에 대한 긍정적이고 낙관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홀리나기의 매체 개념은 기술 매체의 발명을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을 물리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염원의 결과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를테면 자동차는 발의 연장이고, 카메라는 눈의 연장이며, 어쩌면 컴퓨터 역시 뇌의 연장일지도 모른다는 논리가 그것입니다. 원근법의 발명은 인간이 눈으로 보고 기억하고 의미를 만드는 작업을 위해 주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더 발전시켜 기계화한 것이 사진과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인간의 뇌에 활동을 기록하고 정보화하여 새롭게 편집하고 재현할 수 있는 기능을 나타낸것이고, 버추얼 리얼리티는 무의식과 연상과 상상의 재현력을 실현시키는 도구이자 장치라고 보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사진기의 발명으로 인간의 눈의 감각과 인지적 성격을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기가 없었다면 '본다'는 문제는 항상 잠재의식의 수준으로만 머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의 결과가 없었다면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을 우리가 아는 유일한 현실 개념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술 매체란 인간의 시시 각각 인식 능력의 활동 리듬 뿐 아니라 구조 및 성격과 닮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를 어떻게 예술적으로 이용하는냐 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홀리나기의 매체 작업은 기술 매체의 의미를 수공적인 것 혹은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통합 속에서 이해하게 합니다. 그것은 곧 기계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혹은 디지털적인 것과 아날로그적인 것이 다른 별개의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갖는다는 논리이기도 합니다. 모홀리나기에게 매체는 예술 표현을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기술 복제를 통한 다양한 예술 활동과 표현이고, 그것의 복음 및 전달의 수단이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가 자신의 회화 작업과 드로잉 디자인의 결과물을 출판물이라는 인쇄 매체를 통해 발표해서 더욱 많은 대중들이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그 좋은 사례가 됩니다. 그에게 기술 매체는 예술가들이 하는 수공 작업을 대체해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현대적 소통 방식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시각과 언어의 탄생을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디지털 시대의 예술을 논하는 데 있어서 모홀리나기의 매체 개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모더니즘 시대에 주어졌던 기술 매체에 대한 그의 생각과 관점은 새로운 시각에 새로운 세계를 낳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사진 작업을 통해서 나타나며, 또는 기계의 눈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이 어떠한 해석이며, 편집 기획 내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로 정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모홀리나기가 이 시대에 대중과 예술가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계속 이어집니다. 디지털 시대에 세계에 대한 체험은 어떤 형태로 주어질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디자이너의 직업이 아니라 고도로 질서화된 인간의 감각 활동을 최대한 실천하는 행동가로 규정했던 그였습니다. 모홀리나기가 이제 미래의 인간과 사회 결합을 추구하는 유토피안 에이전시로서의 디자이너에게 또다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이에 디자인은 과연 어떤 답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출처- 박신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라즐로 모홀리나기, 디자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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